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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식사 , 수라

한스타일 | 2015.07.29 22:15 | 조회 2302 | 추천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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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식사, 수라 백성들에게 좋은 정치를 하라는 의미에서 최고로 차린다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의 한 장면. 왕의 수라상을 한 번 차리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이 고생을 했다. 수라상에 올라가는 밥과 반찬에는 농어민들의 피와 땀이 어려 있었으며, 궁중 요리사들의 수고 또한 적지 않았다. <이미지 출처: 네이버 영화>

공납과 진상을 통해 공급된 식재료로 요리

조선시대 왕들은 선출 왕이 아닌 세습 왕이었다. 그래서 조선시대 왕권의 정통성은 궁극적으로 태조 이성계가 받았다고 하는 천명과 그 천명을 합법적으로 계승했다는 사실에 있었다. 그것을 확인시켜 주던 상징적 의례가 바로 조선시대 국가사전() 즉 제사의례였다. 국가사전을 통해 왕은 자신이 합법적으로 천명을 소유했음을 주장할 수 있었고, 그것을 근거로 전 국토와 전 백성에 대하여 왕토()와 왕신()을 주장할 수 있었다.

고종 29년(1892)에 함경도 관찰사가 올린 진상단자. <한국학중앙연구원 소장>

바로 이 같은 왕토와 왕신 사상에 입각하여 백성들은 자신들이 거주하는 지역에서 산출되는 최고의 특산물을 왕에게 바쳐야 한다는 논리가 성립되었다. 조선시대에 지방의 특산물을 왕에게 올리던 공납()과 진상()은 이 같은 왕권 이념의 표현이었다. 왕, 왕비, 세자 등을 위시한 왕실 사람들의 식사는 공납과 진상을 통해 공급된 식재료로 요리되었다.

조선시대에 공납과 진상을 통해 왕실 음식 재료가 공급되는 통로에는 두 가지가 있었다. 하나는 중앙의 각사()를 통해 궁중으로 공상()되는 통로가 있었고 이 외에 관찰사, 병마절도사, 수군절도사 같은 지방 관료들을 통해 직접 궁중으로 진상되는 통로가 있었다.

이렇게 공상과 진상을 통해 궁중으로 상납되는 음식 재료는 사옹원에서 받아들였다. 조선시대 왕의 식사 및 궐내 음식물의 공급을 사옹원에서 담당했기 때문이다. 경복궁이나 창덕궁의 경우 사옹원은 왕의 침전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했다. 예컨대 경복궁의 사옹원은 궐내 각사가 밀집했던 경회루 앞 지역 구체적으로는 승정원 주변에 있었다. 창덕궁의 사옹원은 희정당 앞쪽에 있었다. 이는 왕의 식사 및 궐내 음식물의 공급 등의 일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사옹원을 왕의 침전 가까이에 배치한 결과였다.

사옹원에서는 매일 아침 궁중으로 공상되거나 진상되는 음식 재료를 검사하였다. 음식 재료를 검사하는 실무자로는 사옹원 소속의 설리내관()과 반감()이 중요하였다. 설리는 “옆에서 보조하여 돕는다.”는 몽고어로서 궁중 음식을 관리하던 환관이었다. 반감은 사옹원에 소속된 궐내차비()였다. 사옹원에는 궁중 음식을 담당하는 수많은 남자 요리사들이 소속되었는데, 반감은 그 요리사들의 수장으로서 일종의 주방장이었다. 사옹원에서 요리하는 음식은 반감이 최종 책임을 졌으므로 반감이 음식 재료를 검사할 때 참여하는 것이었다. 사옹원의 검사를 통과한 음식 재료들은 수라간의 궁중 요리사들에게 전해져 요리되었고, 그 요리들이 왕의 식사로 이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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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의 수라간()과 정원() 배치도면. <한국학중앙연구원 소장>

경복궁의 수라간() 확대도면. <한국학중앙연구원 소장>

최고의 수라상을 받는 이유는 백성들에게 좋은 정치를 하라는 의미

왕이 식사하는 장소는 대체로 사적 생활공간인 침전이었다. 왕의 침전은 중앙의 대청과 좌우의 온돌방으로 구성되었는데, 왕이 식사하는 곳은 온돌방이었다. 온돌방에서 생활하던 우리나라 사람들은 밥과 반찬을 밥상에 차려서 방바닥에 앉아 숟가락과 젓가락을 이용해 먹었다. 밥상에 올라가는 밥은 개인마다 따로 나왔으며, 반찬의 경우 매우 가변적이어서 음식상의 품격은 반찬 수가 얼마냐에 따라 달라졌다.

왕의 밥상 즉 수라상 역시 음식 구성이나 식사 방법은 일반인과 마찬가지로 밥과 반찬을 기본으로 하였다. 그러나 수라상에는 공상과 진상을 통해 올라온 당대 최고의 음식 재료로 궁중의 요리사들이 최고의 맛과 모양을 낸 음식이 최고의 식기류에 담겨 올라갔으며, 왕의 식사에만 따르는 특별한 절차가 있었던 점에서 일반인과 달랐다.

왕의 식사는 잔치 때의 대전어상(殿)과 일상생활에서의 수라상으로 구별되었다. 대전어상은 각종 궁중 연회 때 왕이 받는 음식상이었다. 왕은 중국의 칙사를 맞이하거나 대비의 회갑을 축하하기 위해 또는 국혼을 할 때 궁중 연회를 베풀었다. 이때는 수십 가지의 산해진미를 즐비하게 차린 음식상이 마련되었다.

반면 왕의 일상적인 식사는 아침(조수라), 점심(주수라), 저녁(석수라)의 세끼 수라 이외에 참참이 드는 간식으로 구분되었다. 그 외 아침 수라 이전에 가볍게 되는 쌀죽인 죽수라()가 있었다. 수라상의 반찬은 왕의 식성이나 기호에 따라 그 종류와 양이 달라질 수 있었다. 그러나 이 또한 수라상을 차리는 기본 법식의 테두리 안에서 가능했다.

수라상에 올라가는 밥은 쌀과 물만 이용해 만드는 백반과 팥물을 이용해 만드는 홍반 두 가지였다. 왕은 자신의 기호에 따라 백반과 홍반 중에서 골라 들 수 있었다. 수라상의 밥은 명산지에서 생산된 좋은 쌀을 재료로 하여 숯불을 이용해 곱돌로 된 솥에다 지었다. 수라상의 기본 밑반찬은 탕, 조치(찌개), 침채(김치), 장, 찜 또는 선, 전골 등이었다.

왕이 식사하기에 앞서 기미상궁이 음식을 맛보아 독이 들었는지를 검사했다. 이어서 왕은 은수저와 은젓가락을 이용해 식사하는데, 먼저 동치미 국물을 한 수저 떠먹었다. 그리고 밥을 한 술 입에 넣고 국을 떠서 같이 먹었으며, 이후 밥과 반찬을 들었다. 국에 밥을 말아 다 먹은 후 국그릇과 사용한 수저 한 벌을 내려놓고 다른 한 벌의 수저로 밥과 반찬을 계속 먹었으며, 마지막으로 숭늉 대접을 국그릇 자리에 올려놓고 밥을 한 술 말아서 먹는 것으로 식사를 마무리하였다.

이처럼 왕의 수라상을 한 번 차리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이 고생을 했다. 수라상에 올라가는 밥과 반찬에는 농어민들의 피와 땀이 어려 있었으며, 궁중 요리사들의 수고 또한 적지 않았다. 왕이 최고의 수라상을 받는 이유는 백성들이 편안히 잘 살 수 있게 좋은 정치를 하라는 의미였다. 때문에 가뭄이나 홍수가 들어 백성들이 굶주리면 왕은 수라상에서 반찬의 수를 줄이고 허름한 곳으로 거처를 옮겨 백성들과 고락을 함께 한다는 뜻을 보였다.

신명호 | 부경대학교 교수
한국학중앙연구원 박사, 한국학중앙연구원 선임연구원 및 국사편찬위원회 편사연구사 역임, 현 부경대학교 사학과 교수. [조선왕실의 의례와 생활, 궁중문화], [조선왕비실록], [조선공주실록], [한국사를 읽는 12k지 코드] 등을 집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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